제목 : 재경 계성 총동문 합동 산행기 등록일 : 2005-04-21    조회: 837
작성자 : 박용운 첨부파일:
재경 62회 오르그라 산행 후기


작년 덕유산 원정 이후 근 6개월만에 가는 원정산행이라 옛날 소풍가기 전날 설레이던 마음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버스는 모자르지 안을는지, 우리 동기가 너무 적게 오는 거는 아인지, 전부 다 연락을 한번 할 걸 그랬나 등등의 복잡한 생각으로……

어제 오후의 운동으로 피곤한 몸이었지만 다행히도 새벽 일찍 눈이 떠졌다.
커피와 물을 챙겨 넣고 집을 나서니 날씨는 아주 그만이었고 전철역 근처 떡집에서 도시락 대용 떡 한봉지를 사서 넣고 약속장소인 서초구청 앞에 도착하니 약속시간보다 이른 07시 10분 전이었다. 보통 때보다 빨리 도착해서 그런지 우리 동기들이 빌로 없다.
이카마 안되는데 시픈기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확 든다. 아!!! 오늘 사람이 너무 적겠구만. 아이나 다를까 7시를 지나도 총 인원이 빌로 늘어나지를 않고 집행부만 바삐 움직인다. 버스는 2대 불러 놨는데 사람이 없으니 버스 한대를 돌려보내야 되는데 경비를 얼매 조서 보내야 되느냐, 기양 편하게 두 대로 가자, 아이다 그라마 재미가 없다 는 둥 의견이 분분하다. 결국 버스 한대로 갈 요량으로 인원부터 확인하니 에게 개우 41명이 뭐꼬!!! 하지마 우야겠노, 일단 출발해야제.
07:30분이 다되어서야 문경새재를 향하여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고 새벽부터 와가 담배만 축내던 기사 한분과 버스 한대는 원위치!!!

모처럼의 봄 날씨라 그런지 도로에는 벌써 많은 차들로 붐빈다. 경부를 지나 영동으로 진입하니 차량은 더 늘고 깜박 졸았나 싶은데 버스는 충주휴게소에서 우리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옆자리를 슬쩍 보니 허상진이는 아직도 졸고(?) 있다. 도대체 어제 밤에 무슨 일을 했길래? 야! 상진아 일라서 나가자!! 하니 부스스 눈을 뜨네 그려.
모두들 내려서 체중부터 일단 줄이고서 모닝커피로 체중을 도로 원위치 시킨다.
기수별로 여기저기 모여서 오늘 산행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무엇이 좋으니 뭐가 맛있느니 마냥 즐겁기만 하다. 집합 안내에 다시금 버스안으로 꾸역꾸역 들어가니 슬슬 갈증도 나고 캔맥주가 방긋이 반긴다. 47회 이성덕 고문님께서 친히 나눠주신 땅콩안주에 모두들 한모금씩 하고나니 버스안은 점점 시끄러버 진다. 특히 61회 전종인 선배는 머가 그리 신나는지 젤 시끄럽다(?). 그래도 우리 산우회에서 인기가 짱 인 것을 보면 한강이남 사학의 명문 대(大) 계성학교 동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잠시 웃고 떠드는 사이 버스는 어느새 연풍면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리 가면 이화령에 제1관문이요, 저리 가면 신선봉에 제3관문이라. 여기서부터는 65회 권오윤 동문이 안내하여 제3관문 쪽으로 버스가 돌아선다. 고개길의 경사도가 조금 심해진다 싶더니 차는 어느새 고사리 휴게소에 도착한다. 잠시 복장들을 챙기고 오늘 등산에 대해 잠시 안내한다. 1조는 산책/소풍조, 2조는 등산조로 나뉘는데 의견이 분분하다.
1조는 없애고 전부 2조로 하자, 안된다, 나는 힘이 없어 1조로 안가마 안된다는 둥……
어쨌거나 제2관문까지는 같이 가야 되니 그 때가서 다시 만나 정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서 일단 제3관문을 향하여 발길을 돌린다.

길을 오르니 해발고도가 한 500M는 됨직한데 일단의 진달래 군락이 살포시 반긴다.
왼쪽으로는 신선봉(할미봉)이 우뚝 솟아 있고 오른쪽으로는 조령산 휴양림의 방갈로들이 올망졸망 정겹다. 여름에 가족이나 연인들끼리 와서 한 닷새쯤 머무르면 도가 통할 것 같이 좋다. 도로는 걷기에도 편하고 차량도 다닐 수 있도록 인조 돌멩이를 깔고 우레탄 처리를 했는지 자연 그대로의 흙 보다는 모하지만 그런대로 게안타. 아무래도 오늘 산행에 소풍조로 들어가야 될 것 같은 생각에 선두에서 신나게 걸었다. 이때에 땀을 쪼매라도 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한 30분쯤 올라 왔을까, 어쩐지 눈에 띄지 않던 매표소가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안내판을 둘러보니 여기도 볼거리가 괘나 많은 곳 중의 하나다. 뒤이어 온 일행들과 합류하여 관문을 들어서니 여기서부터는 완경사의 내리막길이다. 여기가 해발고도 얼마니 될까 재어보니 585M다. 야, 높다 어쩐다 하고 얘기를 나누는데 우리 동기 이상선이 가족인 여성국장(?) 박여사의 말 한마디가 가히 걸작이다.
「그라마예, 쪼매마 더가마 오팔팔 이겠네예.」 맞다. 588이다. 얼매나 좋노???

웃고 즐기면서 안내판을 보니 그 옛날 영남지방의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를 보러 다니던 바로 그 길 이랜다. 바로 장원급제길이다. 추풍령은 떨어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이용하지 않고, 죽령은 미끌어 질 것 같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이 새재길을 이용했던 모양이드라. 우리는 이미 장원급제(?)를 하고 배낭에 고급포도주 한빙 넣고 금의환향하는 길이니 얼매나 더 기분이 좋을 끼고.
도로 좌우측으로는 계곡물이 진짜로 시원하게 흐른다. 경사가 제법 심해서 물쌀도 억수로 신데 참말로 보기에도 좋다. 아! 이런데서 삼겹살에 쇠주 한잔 하마 죽이겠는데.

우리 62회 오르그라끼리 웃고 떠들며 내려오다 보니 우리만 마이 뒤처진 느낌이다.
속도를 증가시켜 억수로 빨리 갔더니 제2관문에서 먼저 온 선배들이 우리 62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서 전체 인원이 단체 기념사진 한방 콱 박고서 새로이 조편성을 해 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카디 오늘이 문경시민 걷기의 날 행사 중이라 제2관문 근처는 사람들로 무지하게 복잡하니 정확한 인원파악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까지 와가 길이라도 잊아뿌마 큰일 아인교. 1조, 2조 줄을 세아가 인원파악을 하는데,
아뿔싸 오늘은 우리 62회가 오르그라가 아이고 내리그라, 즉 소풍조로 가겠다고 하니까 많은 동문들이 소풍조를 택하네요. 우리가 그리 좋은지……
41명 중 소풍조 21명, 등산조 20명이니 이거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거 아입니까???
전도건, 독도건 일단은 헤어지고 한국에서 젤 좋다카는 문경온천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각조별로 출발하니 60회 김석환선배는 우리 소풍조를 자꾸 쳐다 보네요. 등산조 가마 욕 좀 볼낀데 생각은 들었지만 골프 보다는 등산이 훨씬 좋다는 것도 함 느껴 봐야지예.

제2관문을 나와 조금 내려오니 왼쪽에 조곡폭포가 시원하게 물을 내리 쏟아 붓고 있다. 인공폭폰가 했디 그거는 아이고 45M 높이의 3단으로 된 자연산이라 카는데 그거 디기 보기 좋더라고. 그란데 우리가 오늘 카메라맨이 없으이 참말로 아깝데 고거. 지금도 그 모습이 눈에는 선한데 홈피에 띄울 수는 없네요. 죄송!! 미안!! 쏘리!!!
폭포 조금 아래쪽에는 산불됴심비가 있는데 낙산사 근처에도 이런 비 하나만 있었어도 지난번처럼 큰 불이 지 알아서 피해 갈낀데, 그지예???
그 외에도 꾸구리바위, 팔왕(용추)폭포 등이 있는데 지면관계 상 생략 하기로 하고, 조금 아래쪽의 커다란 누각인 교귀정을 소개하마 옛날 경상감사 이취임식을 했다는 곳인데, 이 곳이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주흘산 계곡의 맑은 물처럼 관직생활을 하라고 아마 여기서 관인 인수인계도 하고 그랬던 모양이지예. 대통령 이취임식도 이런데서 하마 참 좋게 할낀데, 안 그래예???

휴게소에서 좁쌀 동동주에다 각자 가온 도시락을 풀어 놓으니 아침나절에 졸던 허상진이 반찬이 젤 맛있고 푸짐하더라. 역시 어제 밤에 좋은 무엇인가 있긴 있었던 모양이라. 기수별로 끼리끼리 모디 앉아 떡도 묵고, 고기도 묵고, 파전에 두부김치까지 곁들이니 아주 거한 오찬이 되더구만. 계성여고생들은 그 사이에 또 건강식을 위하여 자연산 쑥을 뜯느라고 바쁘고, 남학생들은 이런 저런 관심사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주고 받고, 생각만 해도 참 좋은 광경 아입니까!!! 버스를 만나 온천 갈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래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수별로 일단 해산, 62끼리 모여서 세월아 네월아 하며 왕건 촬영장까지는 잘 왔지요. 그런데 제1관문 거의 다 와가 족탕을 하자고 다들 앉아는데 또 사람 하나가 모자라는 기라. 가마이 보이 모처럼 산을 찾은 62회 허상진이가 없는기라. 핸드폰은 잘 안되고 고거 참, 62회는 길 잊아뿌는데 뭐 있네 그려.
오늘은 이상선이도 여성국장 박여사하고 무사히 왔구마는.

우여곡절 끝에 통화가 되어 무사히 문경온천으로 출발, 한국 최고의 황토 온천에서 피로를 말끔히 씻고서 2시간여 후에 오늘의 등산조와 이상없이 합류하니 오늘같이 복잡한 날에 산행을 무사히 끝나게 도와주신 산우회원님과 아울러 우리 주님께 감사!!!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역시 재미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이제 5월 5일은 또 재경 계성 총동문 체육대회가 있으니까 많은 선후배님들 뵙기로 하고 건강한 나날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5. 4. 21. 오르그라 산우회 총무 慧空 박 용 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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